SC제일은행 파업 19일째 최장 기록… 예금인출 1조

입력 2011-07-15 18:38

SC제일은행 노동조합 총파업 사태가 은행권 최장기 파업으로 기록됐다. 고객들의 불안감도 커져 파업 이후 예금 인출 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다.

1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사측의 개별 성과급제 도입 방침에 반발해 지난달 27일 시작된 SC제일은행 총파업이 이날로 19일째(영업일 기준 15일)를 맞았다. 2004년 한미은행 노조가 18일간 벌였던 최장 파업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노사 양측이 개별 성과급제 도입 문제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7일 리처드 힐 은행장이 직접 파업 현장을 찾았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최근에는 노사 실무단 협상마저 중단됐다. 노조는 이번 주말 휴식을 취한 뒤 18일부터 다시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1일부터 영업점 43곳의 운영이 중지된 이후 예금 인출 사태도 확대됐다. 고객들이 하루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예금을 빼가 SC제일은행은 파업 이후 이날까지 총 9000억원대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의 항의전화도 하루 1500통을 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SC제일은행의 예금 추이를 매일 모니터링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고객들의 피해가 지속되자 노사 양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의 파업 장기화는 결국 은행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피해를 보는 고객들을 생각해서라도 서로 조금씩 양보해 원만히 협상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