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이상 50여명 연쇄이동 예고… 새판짜기 수순

입력 2011-07-15 22:44

檢, 한상대 총장 내정 이후 내달께 후속 인사

신임 검찰총장에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이 15일 내정되면서 검찰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한 후속인사도 조만간 단행될 전망이다. 한 내정자와 권재진 법무장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하는 한편 검찰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기 위해 서둘러 인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음 달에는 검사장 이상 간부 50여명의 대규모 연쇄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우선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경합했던 차동민 서울고검장을 비롯해 조근호 법무연수원장, 황교안 부산고검장, 황희철 법무부 차관 등 사법연수원 13기 출신 간부들의 줄사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수거나 후배가 수장이 되면 지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옷을 벗는 것이 검찰 관례다.

이번 인사에서는 9명의 고검장 중 최소 6명이 교체되고,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승진자도 10여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검사장 중에서 연수원 14기 2∼3명, 15기 3∼4명이 새롭게 고검장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및 공안부장을 둘러싼 치열한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는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 김홍일 중수부장, 신종대 공안부장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검찰 안팎에선 지난달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사의를 표시했던 대검 검사장급 간부들이 이번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내정자에 대해 검찰은 ‘현안 해결의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서도 검찰 수사의 공정성 시비가 거세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우선 한 내정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이상 큰 상처 없이 취임하길 바라는 인식이 강하다. 직전 3명의 검찰총장들이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거나, 총장 후보자 꼬리표도 떼지 못하고 하차했기 때문이다. 대검 관계자는 15일 “조직 안정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한 내정자가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하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검찰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 내정자가 과도하게 코드 맞추기에 나설 경우 검찰의 중립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의 친정부 성향이 부각되면 향후 검찰 수사가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정권 후반부로 가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있을 수 있고, 내년 총선·대선 과정에서 각종 폭로와 고소·고발이 쏟아질 것”이라며 “한 내정자가 철저히 외풍을 막아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호일 노석조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