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한상대’ 카드 강행… 후반기 친위체제, 4대 권력기관 수장 TK·고대 출신

입력 2011-07-15 18:29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에 내정함으로써 집권 후반기 권력기관의 친위 체제 개편을 완료했다.

한 지검장의 검찰총장 내정으로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 수장들이 모두 ‘충성심’이 높은 대구·경북(TK)이거나 고려대 출신들로 채워졌다. 서울 출신인 한 내정자는 고려대를 나온 이 대통령의 대학 후배다. 경북 영주 출신인 원세훈 국정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MB맨’으로 여러 차례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2년반째 정보기관을 이끌고 있다. 경북 청도 출신인 이현동 국세청장은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선임 행정관,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현 정부 출범 후 주요 요직을 거쳤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남다르다는 주변의 평가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부산으로 TK 출신은 아니지만 고려대 출신이다.

권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현 내각에 청와대 수석 출신 장관은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김성환 외교통상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맹형규 행정안전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청와대 수석을 지냈다. 내각의 3분 1 이상이 청와대 수석 출신으로 ‘장관도 대통령 참모이고, 수석도 대통령 참모’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권력기관일수록 우리 사람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며 “집권 후반기일수록 그렇다”고 말했다. 임기가 1년반 남은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절대 과제가 있는 만큼 권력기관장에는 ‘내 사람’을 보내야 한다는 측면이 강하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장고(長考) 인사’라 할 정도로 인사를 고민하지만 한번 쓴 사람은 여간해서는 버리지 않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로운 사람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몇 개월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기존에 일했던 사람과 더 많은 일을 하려는 대통령의 스타일이 이번 인사에도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한 내정자의 병역 면제와 관련, 1982년 당시 서울대병원의 진단서와 수술 확인서를 통해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14일 청와대 자체 모의청문회에서도 한 내정자의 해명을 충분히 들었다고 밝혔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