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박' 금물살 두고보라… 16일부터 세계선수권, 박태환 100m 선전여부도 주목

입력 2011-07-15 23:07


2009년 7월 로마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박태환(22)에게 ‘악몽’이었다.

박태환은 당시 출전한 남자 자유형 200m·400m·1500m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여론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후로 그가 자만심에 빠졌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00m·200m·400m를 석권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달 미국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 대회에서도 100m·200m·400m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이 로마의 실패를 설욕할 수 있을까. 솔직히 세계 정상 복귀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박태환의 주종목인 400m와 200m에서 올해 최고 기록은 모두 중국의 쑨양이 가지고 있다. 쑨양은 400m 3분41초48, 200m 1분44초99를 기록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에게 밀려 두 종목 모두 은메달에 그쳤던 쑨양은 최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태환도 400m 3분44초99, 200m 1분45초92로 올해 기록 3·4위를 차지하며 쑨양과 금메달을 다툴 예정이다. 100m는 주 종목이 아닌 만큼 박태환의 우승 확률은 높지 않다. 기록 면에서도 48초92로 25위다. 하지만 지난해 호주 출신의 마이클 볼 코치를 영입한 그는 1500m 대신 100m를 선택한 뒤 점점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 따라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

한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다이빙(16∼24일)을 시작으로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17∼23일), 수구(17일∼30일), 장거리 레이스인 오픈워터(19∼23일), 경영(24∼31일) 순으로 31일까지 열린다. 올해 대회는 세계 기록을 양산하며 ‘기술 도핑’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영복에 대해 세계수영연맹(FINA)의 규제가 이뤄진 후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로 내년 런던 올림픽의 전초전이다. 한국은 경영(19명)과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2명)에 총 21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박태환은 오는 18일 상하이에 도착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