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보유 아시아 국가들 ‘전전긍긍’… 채무한도 증액협상 잇단 결렬·신용등급 강등 우려

입력 2011-07-15 18:18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계속 결렬되고,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의 ‘신용등급 강등’ 으름장이 이어지면서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미 채권 보유국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이에 반해 미국 월가는 오히려 느긋한 입장이다.

미 국채는 그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까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credit watch-negative)’에 포함시켰다고 밝히면서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아시아투자자들의 주름살이 늘어가는 것이다.

중국은 1조1525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채권국이다. 일본이 9069억 달러로 그 뒤를 잇는다. 대만도 154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외환

중 미 국채의 비율이 워낙 높다 보니, 드러내놓고 미국 채무 위기를 걱정하기도 힘들다. 국채 시세가 더 떨어져 보유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로 채무 위기, 일본 경제 위축 등으로 인해 다른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 역시 고민거리다.

각국의 대응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책임 있는 정책을 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가라시 후미히코 일본 재무차관은 “일본 정부가 어떤 조치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무디스의 조치에 대해서도 “예상했던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P통신은 “미국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끙끙 앓고 있지만, 정작 월가는 느긋하다”고 보도했다. 일단 미 국채의 규모가 워낙 커 사고팔기 용이한 유동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