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좀먹는 ‘인터넷’… 지나친 검색엔진 의존에 암기 필요성 못느껴

입력 2011-07-15 18:21

인터넷이 기억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은 15일 ‘구글이 인간의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검색 엔진이 인간을 지나치게 의존적으로 만들어 기억력을 둔화시킨다고 보도했다.

벳시 스패로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주도로 하버드대, 위스콘신대 교수들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네 가지 실험을 통해 인터넷 검색 엔진과 기억력의 관계를 살폈다.

첫 실험에서 연구진은 하버드대 재학생 46명에게 ‘타조의 눈은 뇌보다 크다’처럼 단순한 상식 40가지를 알려줬다. 절반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 이후 테스트 결과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해준 상식을 대답하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번째 실험에서도 하버드 재학생 60명에게 40개의 상식을 가르쳐 준 뒤 반은 컴퓨터에 저장되고 반은 삭제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역시 학생들은 ‘저장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상식을 기억하는 데 훨씬 힘들어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다시 찾을 수 있는 내용을 왜 기억해야 하느냐’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들은 예전엔 정보의 내용을 기억했으나, 이제는 정보를 찾는 법만을 기억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람들이 구글이나 야후 등의 검색 엔진을 자신의 외부 메모리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