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 얼굴에 담았어요… 63스카이아트 미술관 ‘얼굴(Faces)’展

입력 2011-07-15 18:05


얼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예술가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다.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다양한 얼굴을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으로 만나는 ‘얼굴(Faces)’전이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63스카이아트 미술관에서 11월 13일까지 열린다. 다양한 방법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국내외 작가 7명의 작품 61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작품 속 얼굴의 특징에 따라 5부로 구성됐다. ‘정지된 얼굴’ 편에서는 미국 출신 알렉스 카츠가 전통적 초상화를 기초로 가족, 친구, 선후배, 예술가 등의 두드러진 점만을 끄집어내 단순화시킨 인물화들이 소개된다. 카츠의 작품 속 인물들은 세밀한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고 클로즈업과 화면분할 기법을 통해 광고 이미지처럼 한순간 정지한 듯 표현했다.

‘단순한 얼굴’에서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 팝아티스트 줄리안 오피의 간결하면서도 색과 선이 뚜렷한 인물화들을 선보인다. 두 개의 점으로 표현한 눈, 무슨 기호 같은 코와 입 등이 개성적이다. 이수동 작가의 회화와 드로잉을 모은 ‘포근한 얼굴’ 편에는 ‘우리 회사 회식자리’ ‘과장님’ ‘어제 과음한 신입사원’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위장된 얼굴’ 편에서는 똑같은 소녀의 얼굴에 서로 다른 가발이나 장식으로 자신을 변장하고 감추는 김민경의 ‘위장된 자아’ 시리즈가 출품된다. 또 ‘명쾌한 얼굴’에서는 강렬한 색으로 주변 인물들을 그리는 윤기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선글라스와 시계 등 소품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소비 지향적이면서도 개성이 뚜렷한 현대인의 삶을 엿보게 한다.

특별 코너인 ‘즐거운 얼굴’에는 오창근과 조성현의 인터랙티브 작품이 전시된다. 관람객이 다가와 소리를 내면 영상이 확대됐다가 사라지는 오창근의 작품은 살아있는 듯한 초상을 보여준다. 관람객의 소리에 3D 얼굴이 반응하는 조성현의 작품도 재미있다. 63빌딩 전망대의 풍경과 함께 얼굴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볼 수 있는 기회다(02-789-5663).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