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이병을 위한 기도를…” 교계, 해병대 총기 사건 공범 혐의 정 이병 구명운동
입력 2011-07-15 21:30
15일 오전, 평택순복음교회 강헌식 목사(사진)가 해병대 2사단 구치소로 정모 이병 면회를 갔다. 정 이병은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공범 혐의로 지난 6일 체포돼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강 목사는 염려가 많았다. ‘영적으로 다운됐거나 절망 상태면 어떡하지?’ 위로할 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면회소에서 마주친 정 이병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강 목사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물었다. “(군 조사에서)솔직하게 말한 거지?” 정 이병은 “그렇다”고 답했다. 강 목사가 다시 “앞으로도 그 입장은 변함없지?”라고 물었고, 정 이병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소신껏 답변하겠다”고 했다. 강 목사가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번 사건은 하나님을 더 생생하게 만나는 계기가 될 거야. 너를 더욱 담대하게 사역자의 길을 걷게 해줄 거야.”
정 이병은 중3 때부터 평택순복음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워십에 관심이 많아 찬양팀 활동을 했다. 고3 때 목회자의 길을 결심했고, 신학대에 진학했다. 선교단체 활동을 하며 선교사의 꿈을 키워왔다. 정 이병을 2년 넘게 지도했던 평택순복음교회 이준호 부목사는 그에 대해 “성격이 순진하고 착하면서도 친구들과 관계가 좋았다”고 했다. 입대를 앞둔 올 1월엔 전 교인에게 뮤지컬을 선사하기도 했다. 청년부 형, 누나들은 정 이병에게 한번씩 식사를 대접할 정도로 인간관계가 좋았다. 해병대를 택한 것은 천안함 사태를 보며 생긴 의협심 때문이다. 물론 선교사가 되기 위해 강한 훈련을 받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정 이병의 아버지 정광영씨와 어머니 이명순씨도 평택순복음교회에 다니고 있다. 정씨는 “군기라는 것은 한 사람 잘못으로 전체를 불러내 기합을 주는 거지 개인적으로 불러내 불로 지지고 모욕을 주는 것은 악마나 할 수 있는 짓”이라며 “그걸 군기 확립이라고 한다면 해병대 자체가 이상한 군대밖에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도 “이번에 아들 때문에 비로소 해병대 내 악습, 폐습이 매우 심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군대 내 인권침해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네이버 카페, 다음 아고라 등에서는 정 이병 구명운동이 한창이다. 평택순복음교회 청년들은 평택역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정 이병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주말엔 대학로를 비롯한 서울시내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구명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 이병이 구속된 지난 6일부터 평택순복음교회는 하루 24시간 정 이병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죄과가 있든 없든 판결은 공의롭게 내려질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강 목사가 정 이병과 헤어지면서 당부한 말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