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총참모장, 김관진 국방장관에 ‘외교적 무례’

입력 2011-07-15 01:32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14일 중국을 방문 중인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외교적 무례’를 저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담 전 15분 동안 일방적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천 총참모장은 우리 군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며 김 장관보다는 격이 낮은 직책이다.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날 오후 김 장관을 맞이한 천 총참모장은 작심한 듯 미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천 총참모장은 자신이 9월에 전역하는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을 초청했다면서 “이는 혹시나 미국이 나중에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면 그때는 방문이 성사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미국이 무기를 판매하게 되면 우리 양국관계에 나쁜 관계를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베트남, 필리핀과 군사훈련을 크게 했었는데 이는 난사 4도에 개입하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남중국해 주변국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미국이 개입하게 되면 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천 총참모장은 “중국과 주변국 사이에 분쟁이 생길 때 미국이 그런 나라들과 군사 훈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얘기했다”면서 “미국은 초강대국이어서 다른 나라에 이래라저래라 얘기하는 것이고 만약 다른 나라가 미국에 이렇게 얘기하면 그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패권주의는 항상 패권주의에 맞는 행동이나 표현을 하는데 미국이 하는 것은 패권주의의 상징”이라고 불만을 토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멀린 의장은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천빙더 총참모장에게 말해줬고, 나도 (멀린 의장으로부터) 천빙더 총참모장을 소개받았다”면서 “한·중·미 3국 사람들이 서로 좋게 방문하고 소개하는 것을 보면 동북아 안보가 잘될 것 같다”라고 점잖게 반박했다.

앞서 김 장관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을 예방하고 최근 탈북해 중국에 거주 중인 국군포로 가족 5명의 조기송환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장관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베이징과 선양 총영사관에 있는 (탈북) 국군포로 가족 5명을 한국으로 송환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시 부주석은 “관계 부처가 한국정부와 연락을 유지해 가면서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