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폭탄테러 발생 인도 뭄바이… 힌두교도·무슬림 갈등 “배트맨 만화 고담市 같다”

입력 2011-07-14 21:16

2008년 11월 166명이 사망한 인도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던 도시 뭄바이에서 13일 오후(현지시간)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경제수도로 알려진 뭄바이에서 2년 반 만에 다시 테러가 발생하면서, 왜 뭄바이가 테러단체들의 타깃이 되는지, 배후는 누구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테러는 러시아워 시간인 오후 6시50분쯤 뭄바이 중심구인 다다르 지역, 남부 상업지구인 오페라 하우스 지역, 유명한 보석시장인 자베리 바자르 시장 등 세 곳에서 수분 안에 연쇄적으로 터졌다. 인도 내무부는 17명이 숨지고 13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뭄바이 테러는 최근 몇 년간의 문제가 아니다. 1993년 이래 뭄바이에서 테러로 희생된 사람은 약 700명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뭄바이가 테러단체의 타깃이 되는 이유는 대형 도시에서 큰 피해를 발생시켜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BBC는 전쟁터도 아닌 뭄바이에서 이토록 대형 테러가 빈발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힌두교도와 무슬림의 갈등에 있다고 분석했다. 뭄바이에서는 92년 극단주의 힌두교도들이 무슬림 사원을 파괴하자 무슬림의 보복 폭탄공격 등이 이어지며 총 1150여명이 숨졌다. 이후에도 종교 갈등은 계속됐다. 뭄바이 내 만연한 부패와 법질서 실종도 테러범이 ‘꼬이는’ 이유가 됐다. BBC는 “뭄바이는 디스토피아에 가깝다”면서 “만화 배트맨의 무대가 되는 고담시의 이미지”라고 평했다.

한편 인도 경찰은 이번 테러가 이슬람 단체인 ‘인디언 무자헤딘(IM)’의 소행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테러에 차량이 사용된 점이 IM의 방식과 비슷한 데다 지난 2월 IM 조직원이 전화통화에서 7월 테러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IM은 2008년 50명이 사망한 아흐메다바드 연쇄 폭탄테러를 저지른 단체다.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평화회담이 재개된 지 5개월 만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키스탄 관련단체인 ‘라슈카르-에-타이바(LeT)’도 유력한 용의단체로 꼽힌다. LeT는 2008년 뭄바이 테러, 2005년 뉴델리 테러 등 인도에서 여러 차례 테러를 저질렀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