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폭등… 물가 시름 중국
입력 2011-07-14 21:46
중국이 돼지고기 가격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체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돼지고기가 하반기 물가 안정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중국 정부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돼지고기값 사상 최고=14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26.09위안(약 43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올해 1월 18.9위안에서 출발해 꾸준히 올랐다. 6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이상 가격이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6월 한 달에만 돼지고기 가격은 14.1% 상승했다.
중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4%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어서 물가의 불안요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의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1인당 37㎏에 달한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CPI에서 돼지고기 비중은 10%나 차지한다. 돼지고기값 폭등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피그플레이션(Pigflation)’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CPI를 중국돼지지수(China Pig Index)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공급 부족이 상승 부추겨=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수요보다 공급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중국 돼지농가의 약 90%는 소규모 영세업자다. 이들은 가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중국 돼지 공급량이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2006년 돼지전염병 유행으로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해지자 돼지 사육이 늘었다. 이는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2008년부터 가격 하락이 시작됐고 다시 사육 감소로 이어져 최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꾸준히 금리 인상을 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자 도축업자들이 농가에서 돼지를 사오지 않게 됐고 결국 공급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도 한몫했다. 올해 돼지고기 ㎏당 생산비용은 17위안(약 2800원)으로 지난해 15위안(약 2500원)보다 올랐다.
◇정부, 25억 위안 지원=중국 국무원은 돼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양돈 분야에 25억 위안(약 4097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14일 보도했다. 또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암퇘지 한 마리에 100위안(약 1만64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돼지고기 생산, 유통, 소비에 대한 통계와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돼지 시장 안정은 국가의 피할 수 없는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