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 이어 전별금 파문… 곤혹스런 국토부

입력 2011-07-14 21:50

연찬회 향응 파문에 이어 전별금 수수 비리 등 잇단 악재로 국토해양부는 요즘 무거운 분위기다. 국토부는 14일 대전국토관리청 공무원들의 전별금 파문과 관련해 후속 조치나 별도 해명을 하지 않았다. 국토부 안팎에선 “더 이상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는 얘기들이 나왔다.

연찬회 향응 파문이 발생하자 “직원들끼리 하는 식사도 각자 밥값을 내라”고 한 지 한 달도 안 돼 전별금 파문이 터졌다. 그냥 소나기가 지나가길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얘기다.

국토부내에선 정종환 전 장관과 권도엽 장관을 비교하며 영향력 차이를 얘기하기도 한다. 4대강 사업에 주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정 장관이 떠나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국토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정 장관 시절 국토부는 파워가 있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어서 정치적 외풍에도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또 “장관이 바뀐 뒤 국토부가 정부 감사의 집중 타깃이 되는 것 같다”며 “힘 있는 장관이 떠나니까 국토부가 만만해진 게 아니냐”는 푸념도 들린다.

게다가 권 장관 취임 후 각종 정책들이 먹혀들지 않는 것도 국토부의 고민이다. 권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수차례 강조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시큰둥한 분위기다.

권 장관은 또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뒤 최근 이런 내용을 공식 발표하려 했다가 7월 말로 시기를 늦췄다. 리모델링을 준비 중인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 장관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 전 장관이 정치권과 마찰이 잦은 반면 권 장관은 조직 내부의 두터운 신망을 바탕으로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스타일인데 엉뚱한 유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권병윤 대변인은 “연찬회 사건은 정 전 장관 시절에 있었던 사건이어서 권 장관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전·월세난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꾸 이런 일이 터져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