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테마주’업체 경영진만 웃었다
입력 2011-07-14 21:13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수혜가 예상됐던 소위 ‘평창 테마주’ 업체 경영진이 올림픽 개최 결정이 이뤄진 7일 전후로 자사주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양심 없는 행태에 또 개미 투자자들만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5∼7일 디지털텍의 정승원 감사는 5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23만주(2.43%)를 주당 2846원에 내다 팔았다. 모두 6억5460여만원을 챙긴 것. 같은 업체 주요 주주인 ㈜대현하이웨이도 7일 5900만원 상당의 주식 2만1834주를 팔았다.
디지털텍은 평창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림픽 유치 기대가 커질 때마다 주가가 급등한 대표적 평창 테마주였다.
대관령목장 부지 300만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삼양식품 주식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삼양식품 특별관계자인 ㈜비글스는 지난 4∼8일 보유주식 14만3292주를 매각해 약 35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마케팅 업체인 IB스포츠 이희진 사장도 6∼7일 사이 보유주식 10만주를 처분해 30억91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 사장의 지분율은 6.03%에서 5.52%로 줄었다.
문제는 경영진과 최대주주 등 회사 특수관계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더기로 주식을 처분하면서 올림픽 유치 직전까지 반짝 상승했던 이들 주가가 급락,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는 점이다. 김용식 대신증권 종목개발팀장은 “테마로 주가가 급등했을 때 물량을 푼다면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이 약하다고 투자자들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