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 여름휴가 데려가 수발들게… 김구섭 前 국방연구원장 기강 점검서 적발
입력 2011-07-14 21:48
가족 휴가에 부하 직원들을 데려가 온갖 식사준비 등 수발을 들게 한 국방부 산하 기관 기관장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연도말 공직기강 점검’ 감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국방연구원 김구섭(사진) 전 원장이 2009년 8월 부인 등과 강원도 한 리조트로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감사실장, 여직원, 운전기사 등 직원 4명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이들을 동행토록 하면서 감사실장과 여직원은 ‘하계휴양소 점검 및 지원소요 파악’을 위한 출장으로 허위 처리한 뒤 휴가 기간 내내 식사와 다과 준비 등을 시켰다.
또 운전기사와 다른 직원 한 명도 불려나와 1박2일 동안 공용차량 2대를 운전해야 했다.
2009년 10월 예비역 연구직 신분인 국방전문연구위원을 신규 채용하는 과정에서도 심사위원회의 부적격 판정까지 받은 고위 장교(당시 대령)를 채용한 뒤 사례비로 200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자신의 공군사관학교 후배를 객원연구위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원래 규정의 자격 조건도 지키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규정상 박사학위 소지자나 안보 및 국방정책 분야 10년 이상 경력자를 채용토록 돼 있었지만 김 전 원장 후배는 박사과정 재학 중이었고 해당 분야 경력은 4년7개월에 불과했다.
이밖에 연구용역 사업 수주 활동을 위해 책정된 수탁활동비 4800만원을 아무 증빙서류 없이 사용했으며 그 가운데 1490만원은 본인의 빚을 갚는 데 쓴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원장은 감사원이 국방부 장관에게 해임을 요청한 직후 지난 4월 말 임기를 2주 남기고 자진사퇴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