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레 저그’ 주인? 바람에게 물어봐… 악천후 속 브리티시오픈 개막

입력 2011-07-15 01:22

골프종주국 영국인의 자존심이 걸려있어 공식 대회명이 ‘디오픈 챔피언십’인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가 14일 오후(한국시간) 개막됐다. 이 대회는 챔피언에게는 은제 술 주전자인 우승컵 ‘클라레 저그’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로 140회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는 잉글랜드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7211야드)에서 지난 2003년에 이어 8년 만에 다시 열렸다.

바닷가 링크스 골프장의 특성상 바람이 항상 변수인 이 대회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대회 내내 시속 50㎞내외의 돌풍에다 비까지 오락가락할 것으로 영국 기상청은 예보하고 있다. 13일 연습라운드에서 선수들은 243야드짜리 파3홀(11번홀)에서 드라이버를 잡고도 그린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났다. 4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필 미켈슨(미국)은 “바람 때문에 드라이버샷이 210야드도 가고 380야드도 갔다. 아주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회조직위는 맞바람이 심할 경우 2라운드부터 11번홀과 7번홀(파5·564야드)의 티박스를 그린쪽으로 조금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4번홀 세팅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달표면처럼 울퉁불퉁한 이 홀은 2003년 대회 당시 497야드짜리 파5홀이었지만 이번에는 단 2야드만 줄여 파4홀로 바뀌었다. 게다가 항아리모양의 20야드짜리 벙커가 페어웨이에 도사리고 있다. 미켈슨은 “이미 4타를 잃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혀를 내둘렀고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언더파는 고사하고 이븐파만 쳐도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라운드 순위를 살펴보면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후 11시30분 현재 5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친 토마스 비외른(덴마크)이 1위를 달리고 있고,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한 타 뒤진 4언더파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선수 중에선 노승열(20, 타이틀리스트)이 1라운드를 1언더파로 막으며 선전했다. 한국의 간판 최경주(41·SK텔레콤)는 올시즌 US오픈 우승자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와 같은 1오버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AFP통신이 아시아선수 중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은 최경주는 240야드인 3번 파3홀에서 보기를 범한게 뼈아팠다. ‘바람의 아들’ 양용은(39·KB금융)은 9번홀까지 2오버파를 쳤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