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기독서적 여름 특집] 책과 떠난 순례길… 은혜의 바다서 길을 찾다

입력 2011-07-14 17:40


“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을 뿐이다.” 고대 로마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다. 지리적 이동만이 여행은 아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책 속으로 들어가 저자의 행로를 따라가는 것은 마음의 여행이다.

사람들은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모험으로 가득찬 ‘스토리’를 살고 싶어 한다. 처음엔 거창한 꿈을 갖는다. 세상을 바꾸고 사랑에 빠지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하려 한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고만고만한 삶으로 떠밀린다.

만약 인생의 변화를 원한다면, 과거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삶의 희망을 찾아내고 싶다면 독서를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책은 지도에 표시할 수 없는 곳도 안내한다. 우리가 닮고 싶은 위대한 인물들을 만나게 해주고, 그들의 다양한 삶을 배우게 해준다. 또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볼 수 있는 간접 경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정치가와 기업인을 포함해 삶의 위대한 이야기를 간직한 사람들은 대체로 독서력이 뛰어났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은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책 속에서 자신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 청중을 감동시킨 뛰어난 연설도 대부분 독서의 힘이었다. 책에는 역사와 시대를 통해 축적된 온갖 아이디어와 메시지가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전쟁의 승리와 노예해방으로 미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소문난 독서가였다.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의회 도서관으로 달려가 국정철학과 군사전략에 관련된 책을 뒤적였다는 일화가 남아 있을 정도다. 영국의 처칠은 전쟁터에서도 휴대용 욕조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채 독서를 즐겼으며, 나폴레옹 역시 마차가 이끄는 이동 도서실을 전쟁터까지 끌고 다녔다. 더욱이 나폴레옹의 경우 말을 타고 가면서 책을 읽기도 했다니 대단한 독서광임을 말해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취임 후 첫 여름 휴가를 떠나면서 5권의 두툼한 책을 함께 챙겨갔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휴가철이 돌아왔다. 바쁜 일상 속에 한 구석에 밀쳐놓았던 책을 집어 들고 ‘휴가철독서’를 즐기는 서구형 독서패턴이 우리 사회에도 정착되고 있다. 짧은 휴가기간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선 평소 읽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책을 펼쳐 들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독서삼매경에 빠져 마음의 양식을 가꾸며 무더위를 지혜롭게 이겨보자.

리더십의 바탕을 이루는 저력은 독서력에 있다. 믿음의 위인들은 ‘가슴에 나무를 심듯 책을 심으라’고 말한다. 한 권, 한 권을 마음속에 심다보면 삶을 변화시키는 기초체력이 생기며 자신이 경험했던 과거의 억압된 감정이 치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크리스천들이 다양한 책읽기를 시도해야 한다. 내적성숙과 신앙생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다. 책을 읽지 않는 교회는 내적성숙이 이뤄지지 않은 채 몸집만 커진다. 책읽기는 습관이며 문화이다. 책 읽는 나라가 부강하듯 책 읽는 교회가 양질의 성장을 할 수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독서라는 간접 경험을 통해 감성 능력, 즉 남을 이해하는 능력, 동정심, 인내심, 용기, 투지를 얻을 수 있다”며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월간목회 발행인 박종구 목사는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독서편식’하지 않도록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도울 것을 제안했다. 박 목사는 “성서를 바르게 이해하고 성경의 원리를 삶에 적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읽고, 그 뼈대 위에 감동 있는 내용을 추가할 때 건강한 독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