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 회장 압수수색… 檢, 조세피난처 사업 위장 수천억 탈세 혐의

입력 2011-07-13 21:21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는 13일 ‘선박왕’ 권혁(61) 회장이 운영하는 시도상선 서울 사무소와 이 회사의 한국 총괄대리점인 유도해운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회사 회계 장부와 거래 명세서 등 각종 자료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압수물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치는 대로 권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회장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로 국내에 머물고 있다.

검찰은 국세청에서 넘겨받은 세무조사 자료와 최근 우리금융의 전산시스템 자회사인 우리FIS에서 확보한 시도상선의 금융거래 자료 분석 과정에서 구체적인 탈세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지난 4월 권 회장이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있음에도 탈세 목적으로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며 사업하는 것처럼 위장해 8000억∼900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역대 최대액인 4101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권 회장은 이후 세금 추징액을 내지 않았으며 최근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예치돼 있던 350억원가량의 자회사 예금을 모두 찾아갔다.

해운업으로 자수성가해 ‘한국의 오나시스’로 불리는 권 회장은 현재도 160여척의 배를 보유하고 활발한 사업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가 소유한 시도상선 법인 및 개인 자산은 각각 10조원과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세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