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 “젊은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한국무용 멋과 흥에 영상 가미”

입력 2011-07-13 18:55


“이번 공연은 신진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하나입니다.”

21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한국무용 공연 ‘부지화’에 특별 출연하는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은 12일 “전통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대중들에게) 다 어려운 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공연은 정말 될성부른 떡잎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의 출연료 전액을 신진 전통예술가들의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기로 했다.

부지화(不知畵)란 ‘그림을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조선 후기 화가 조희룡이 처음 한 말. 그림을 보고도 가치를 알지 못하는 당시 선비들을 풍자한 말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예술 전 분야에 걸쳐 서양의 것엔 열광하면서도 한국 전통예술은 외면하는 사람들을 빗대는 뜻으로 쓰였다.

신예들을 키우기 위한 장학금은 출연진 출연료와 후원금 등으로 전액 충당된다. 티켓 가격은 무료다. 기획 첫해인 만큼 공연의 대중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임 단장은 “젊은이들이 봐도 지루하지 않은 공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템포는 변화를 여러 번 주어 빠르게 갔다”고 말했다.

“옛날같이 주먹구구식으로 기획하는 공연은 없어졌어요. 전통예술 공연도 체계가 잡힌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공연을 볼 줄 아는 관객들은 줄었어요. 옛날에는 관객들이 기본적으로 우리 춤이나 음악을 이해하고 알았는데, 지금은 우리 것이 서양 예술보다 더 생소해진 것 같습니다.”

임 단장이 고전발레를 한국무용으로 안무한 ‘백조의 호수’ 중 ‘백조와 흑조의 춤’ 등이 공연 프로그램인 것은 그런 연유다. 이외에도 임 단장은 그의 대표 레퍼토리인 ‘한량무’ ‘청산유수’ 등을 선보인다.

“한국무용이 가지고 있는 혼과 춤사위, 멋이나 흥은 유지하되 시각적 측면에서는 많이 보완할 예정입니다. 영상이나 무대미술은 현대적으로 화려하게 꾸미고 있어요. 전통과 대중 사이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이번 공연뿐 아니라 한국무용계 전반이 갖고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부지화’ 공연에 앞서 14∼1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한국 명작무 대제전’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요새 드라마와 K팝 등 대중문화가 인기인데 그 다음은 분명 전통예술이 드러나게 돼 있다”며 “우선 대중들을 납득시키는 예술을 만드는 것이 숙제”라고 덧붙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