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몫 부총재’ 신설… 국제금융계 영향력 커질듯

입력 2011-07-13 18:27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2일(현지시간) IMF 부총재직을 추가로 신설, 이 자리에 중국의 대표적 경제전문가인 주민(朱民·59) 전 인민은행 부총재를 지명했다.

이번 부총재직은 사실상 중국 몫으로 신설한 것으로, 점차 커지는 신흥시장국 중에서 가장 지분율이 높은 중국 측에 지도부 자리를 내준 것이다.

IMF 출범 이후 총재는 서유럽, 수석 부총재는 미국 출신이 맡아 왔다. 수석 부총재 외 2명의 부총재는 일본과 남미·아프리카 출신 인사들로 채워져 왔으며 중국인이 부총재에 기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부총재 중 한 자리를 일본이 맡아 왔기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 대표적 국제금융기구인 IMF는 서유럽, 세계은행은 미국,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일본이 각각 총재직을 독식해 왔고, 부총재직도 적절히 지역 안배 원칙을 지킴으로써 선진국들이 국제금융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운영해 왔다.

중국이 IMF 지도부에 들어감에 따라 신흥시장국 특히 중국의 입김이 더 세질 것으로 분석된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퇴진 이후 같은 프랑스 출신인 라가르드가 총재직에 도전하자 개도국들은 상당히 반발했었다. 이에 라가르드는 지난주 초 중국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고, 중국은 공개 지지를 유보하다 막판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물밑협상을 통해 부총재직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중국은 IMF 지분율 확대 이후 영향력에 상응하는 부총재직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특히 2년 전 주민 당시 중국은행 부행장을 인민은행 부총재로 승진시키면서 장기적 포석으로 IMF 부총재감으로 키웠다는 것이다.

현재 IMF 총재 특별고문인 주민은 푸단 대학을 졸업한 뒤 프린스턴대를 거쳐 존스홉킨스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