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아프간 대통령 동생은 CIA?… 탈레반 “우리가 암살” 주장
입력 2011-07-13 21:08
지난 12일(현지시간) 피살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이복동생 아메드 왈리 카르자이는 논란이 많은 인물이다.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 의회 의장인 그는 아편 거래에 관여하는 등 아프간에서 ‘부패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대(對)탈레반 전선에 강력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일각에선 미국 시카고에서 식당을 운영하기도 했던 그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CIA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았던 사실을 보도했다.그는 이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CIA에서 돈을 받은 것은 부인했지만 정보를 전달한 것은 인정했다.
그의 피격 이유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사건 당일 그가 칸다하르의 자택에서 경호원의 총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CNN방송은 13일 목격자를 인용해 이 경호원이 사다르 무하마드(40)라는 이름의 경찰 간부이며 카르자이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카르자이에게 단독 면담을 요청해 둘만 남게 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대해 탈레반은 자신들이 이번 암살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CNN방송은 그가 미국을 도와 칸다하르주 탈레반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1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지금껏 나를 9차례나 죽이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13일 칸다하르에서 여린 그의 장례식에는 카르자이 대통령을 비롯해 부족 지도자와 정부 당국자 등 수천명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번 피살 사건을 규탄한다”며 “미국은 아프간 당국의 사건 진상 규명과 배후 색출에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이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시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군 결정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