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연루 상무, K리그 퇴출이냐 존속이냐

입력 2011-07-13 18:14

소속 선수 및 출신 선수가 대거 승부조작에 연루된 상주 상무를 프로축구 K리그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는 달리 군 문제로 인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상무가 K리그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지난 7일 승부조작과 관련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상무 소속 선수 9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됐다. 상무를 거쳐 간 선수들까지 합치면 15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돼 K리그 16개 구단 중 최다 숫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무를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지목해 K리그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상무 입대 이후 수입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상무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정몽규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11일 “상무 퇴출은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공교롭게도 당일 이수철 상무 감독이 구속되면서 상무 퇴출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국방부는 관련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긴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3일 “상무의 K리그 존속 유무까지 포함하는 승부조작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면서도 “이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나 다른 기관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이지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무가 K리그에서 프로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순기능도 맡고 있어 상무의 K리그 제외 문제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재 상무 소속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정우나 상무 제대 후에도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이동국(전북)의 경우를 봐서 알 수 있듯이 상무는 프로선수들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훈련소 역할을 해왔다.

한편 상주 상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수철 감독의 협박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상주는 “이 감독이 지난해 10월 감독으로 선임된 후 한 소속 선수 아버지로부터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0만원과 700만원을 받긴 했지만 승부조작과 관련해 협박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상주 관계자는 “이 감독이 먼저 돈을 요구했으면 수표로 돈을 받았을 리가 있겠느냐”며 이 감독의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