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성적아닌 성품에 달렸죠”… ‘좋은나무성품학교’ 이영숙 대표의 자녀교육법
입력 2011-07-13 20:36
‘좋은나무성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숙(53) 대표가 사교육 1번지인 서울 대치동에서 ‘의로운 투쟁’에 나서고 있다. ‘공부 잘하면 됐지’라는 성적 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이들에게 환경보다 좋은 성품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교육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크게 두 가지 사례를 들었다. 우선 두뇌가 명석한 사람의 진로에 대해서다. 1921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젊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 박사가 69년 동안 연구한 결과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초·중생 25만 명 중 지능지수(IQ) 135 이상 되는 영재들만 1521명을 추려냈다. 그리고 그들의 평생을 추적했다. 터먼은 실험에 앞서 이 아이들이 각계의 최고 엘리트가 돼 성공적인 인생을 누리고 높은 직위를 갖게 되리라는 가설을 세웠다. 터먼 박사는 평생토록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학업·결혼·직장생활 등을 낱낱이 기록했다. 그는 1990년까지 3대에 걸친 일생을 꿰뚫는 종적연구를 수행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영재로 판명된 아이들의 성장은 애초의 가설과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그들 대부분은 자라서 엘리트가 되기는커녕 아주 평범한 직업인이 됐다. 판사와 주의회 의원 몇 명이 나왔을 뿐 전국적 명성을 얻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터먼 박사는 마침내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성격과 인격, 기회포착력이 좌우한다’는 자신의 가설을 뒤집었다.
이 대표는 여기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성공의 으뜸 조건으로 다름 아닌 좋은 성품을 꼽았다. 성공은 스스로 처한 환경을 해석하고 느끼며, 반응하고 행동할 것인지를 매순간 결정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부자 부모를 두지 못했다고 해서, IQ가 135가 안 된다고 해서 인생이 실패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부모로서 자녀에게 풍족한 환경과 뛰어난 머리를 물려주지 못했다고 부모가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또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팀이 2009년까지 72년간 진행해온 ‘잘사는 삶의 공식’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하버드대 2학년생 268명을 관찰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들 가운데는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케네디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의외였다. 3분의 1은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됐고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져 사망에 이른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연구의 결론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간관계였다.
“성공한 인생의 공식이 그냥 인간관계라니 좀 허무하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답이 보이죠. 하버드대 입학은 긴 인생에서 중간 경유지에 불과할 뿐인데, 대부분 낙제생들은 명문대 입학을 최종 목적지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비극을 맞게 됩니다.”
이 대표는 인관관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나가는 능력은 오로지 그 사람의 성품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그는 12가지 성품리더십(그림 참조) 교육으로 자녀들을 변화시키는 매뉴얼을 만들었다. 내가 먼저 감사하고, 먼저 용서를 구하고, 잘 안 되는 것은 도움을 청하고, 그리고 내 마음을 표현해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했다.
행복하게 성공하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진짜 행복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삶의 고통에 적응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과 안정된 결혼과 적당한 교육, 금연, 금주, 운동, 적당한 몸무게 등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오로지 성취만을 강조해온 교육의 한계를 너무나 많이 봐왔다”며 “자녀에게 일찍부터 좋은 성품을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성품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9일부터 1박 2일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성품 좋은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한마디’를 주제로 소그룹지도자 과정을 연다. 이 대표는 단국대 대학원에서 특수교육을 전공,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성품협회 공동대표로 86년 밀알유치원을 설립해 현재 서울과 수원의 본원을 운영하고 있다. ‘성품양육바이블’(물푸레) ‘성품 좋은 아이로 키우는 자녀훈계법’(두란노) 등 20여 권의 책을 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