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당뇨병 치료’ 복제돼지 성공

입력 2011-07-13 18:36


국내 연구진이 인체에 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췌도를 가진 복제돼지(사진)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돼지-사람 이종(異種) 간 췌도 이식을 통한 당뇨병 치료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서울대 의대 안규리, 수의과대 이병천 교수팀은 돼지 등 다른 종(種)의 췌도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대표적 면역 매개 물질인 ‘종양괴사인자(TNF-α)’를 차단하는 특정 단백질(sTNFRI-Fc)을 지닌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다고 13일 밝혔다.

췌장 내 췌도는 체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세포의 집합체다. 1형 당뇨병은 자가 면역반응에 따른 췌도의 파괴로 인슐린이 부족해지는 질환으로, 인슐린을 정상 분비하는 췌장 또는 췌도 세포를 이식하는 것이 근본적 치료법이다.

안규리 교수는 “보통 돼지의 췌도를 이식하면 급성 혈액매개성 염증반응(IBMIR)과 급성 세포매개성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이번에 생산된 형질전환 돼지의 췌도는 ‘sTNFRI-Fc’ 단백질의 효과로 면역거부반응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 교수는 그러나 “인간을 상대로 한 임상 단계에 진입하려면 여러 가지 면역 유전자가 동시에 들어간 복제돼지가 나와야 한다”고 말해 실제 사람한테 적용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식 분야 저명 학술지 ‘트랜스플랜테이션’에 실릴 예정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