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땅 ‘평창’ 교회, 복음 씨앗 뿌린 지 100여년… ‘더반 쾌거’로 부흥 꿈꾼다
입력 2011-07-13 20:50
2018년 동계올림픽의 무대가 될 평창은 감리교 텃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원도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디 선교사에 의해 1910년 복음이 전해진 지 100년 만에 복음화율 15%의 평창이 만들어졌다. 평창에는 현재 68개 교회가 있으며 이중 38개가 감리교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7개, 예장 합동 5개, 성결교회 8개, 침례교회 2개, 순복음교회 2개 등이 있다.
강원도 선교는 초기 미국 남감리교회와 북장로교회가 담당했다. 선교사들은 강릉과 양양 원주 춘천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펼쳤는데 북부지역은 남감리교회가, 남부지역은 북장로교회가 맡았다. 그러다 1909년 선교구역 협정에 따라 강원도 전체를 미 감리회가 담당하게 됐다.
사실 강원도는 대부분 산악지형이기에 선교지로서 그리 매력 있는 곳은 아니었다. 따라서 미국이나 캐나다 장로교회는 강원도 선교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남감리교회는 1898년부터 본격적으로 선교에 착수했으며, 특히 원산과 춘천을 거점으로 선교에 나섰다.
강원도 최초의 교회는 1901년 세워졌다. 하디 선교사는 원산에 주재하면서 의료선교 사역에 힘쓰고 신앙공동체를 순회하며 교회를 조직해나갔다. 그 결과 김화군 지경터에서 장년 15명에게 세례를 주고 교회를 세웠다.
1905년 춘천에 남감리교회가 터전을 잡은 뒤 영서지역 선교가 급속하게 진행됐다. 선교부에서는 춘천에 한국인 사역자를 주재시키고 성경보급자인 매서인(賣書人)을 통해 주변 선교에 나서게 했다. 북장로교회는 강원도 남부지역에 클락과 웰번 선교사를 파송해 운영하다가 1909년 선교구역협정에 따라 미감리회에 선교지를 넘겼다. 1910년 평창 최초의 교회인 평창제일교회가 설립됐다.
미감리회 선교부는 이 지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1911년 박원백 목사를 원주지방 감리사로 파송했다. 평창지방은 성장을 거듭해 1930년 기독교조선감리회 총회 산하 동부연회로 지정됐고 연회 산하 원주지방에 배정됐다. 현재 교인수가 4325명으로 기감 동부연회 23개 지방 중 10번째 크기다.
타 교단도 지역 선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두메산골로 향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교단은 성결교회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1930년에 진부성결교회를 개척하고 지역 복음화를 위한 거점기지를 세웠다. 이후 대관령교회 큰터교회 거문교회 등이 세워졌다. 예장 합동도 지역 모교회인 영월제일교회가 40년 전 기화교회 등 5개 교회를 개척했다. 예장 통합은 30년 역사를 갖고 있으며, 침례교회는 20여년 전 세워지기 시작했다.
구인성 평창제일교회 목사는 “101년 역사를 지닌 교회는 주진교회, 노산교회, 다수교회 등 지교회를 세우며 지역 복음화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면서 “교회 규모가 있다보니 지금도 교계 행사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은 반세기 동안 인구의 13%가 감소하며 마을 공동화 현상을 겪은 바 있다. 50년대 평균 6명 안팎이던 가구당 가족은 2명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대규모 리조트 개발, 주5일 근무제 도입, 퇴직 후 전원생활 등 지역적·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현상은 대관령 봉평 용평지역에 인구 유입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양일 봉평장로교회 목사는 “대관령과 봉평 용평에 위락시설이 밀집돼 있는데 수도권에 거주하다가 펜션을 짓고 인생의 후반전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런 분위기다 보니 강원도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지역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성도도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성도수 150명으로 부흥했으며, 4년 전 교회도 미자립교회에서 자립교회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권영기 대관령성결교회 목사는 “지역 리조트가 다른 위락시설처럼 일회성이 아니라 별장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교회에도 주기적으로 오는 준교인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곽대웅 용전침례교회 목사도 “용평스키장과 휘닉스파크, 알펜시아 리조트 등이 있어 여름과 겨울 관광객들이 교회를 많이 찾고 있다”면서 “시설과 관련된 일을 하는 성도가 많이 있는데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인구유입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지자체 중 네 번째 크기를 자랑하는 평창군(1463㎢)에는 3개의 기독교연합회가 조직돼 있다. 평창과 대관령면·진부면이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관계로 대관령면을 중심으로 한 대관령기독교연합회, 진부면 교회가 소속돼 있는 진부면기독교연합회, 평창읍과 나머지 5개 면 교회가 뭉친 평창군기독교연합회가 그것이다.
이종호 진부면기독교연합회장은 “유명 사찰과 성황당 무속 문화의 영향으로 교회의 영향력이 약했지만 앞으로 활발한 연합회 활동을 통해 복음화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교계가 연합해 일정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