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이복동생 피살… 자택서 경호원 총에 맞아

입력 2011-07-13 00:33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이복동생인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가 12일(현지시간) 암살당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투리알라이 웨사 칸다하르 주지사는 “카르자이가 칸다하르 자택에서 암살됐다”면서 “범인은 카르자이의 가까운 친구”라고 공식 발표했다.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무장단체 탈레반 대변인은 자신들이 카르자이의 암살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이 탈레반의 가장 큰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카르자이는 칸다하르 주(州)의회 의장으로 아프간 남부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휘두르며 형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돈세탁과 마약 등의 범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부패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AFP통신은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철수하는 상황에서 동생의 암살은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동생이 죽은 지 몇 시간 뒤 비밀리에 아프간을 방문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수도 카불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아프간에 주둔 중인 프랑스군 병력 1000명을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계획에 대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 중인 프랑스 병력은 4000명이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