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 “바이오·식품 신소재로 사업 변경 설탕값 인상 요인 많아 계속 고민”
입력 2011-07-12 22:46
설탕, 밀가루 등으로 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이 주력 사업을 바이오와 식품 신소재 사업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2015년 성장 비전을 발표했다. 원당, 원맥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정부의 물가 상승 압박에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철하(사진) CJ제일제당 대표는 1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탕 밀가루 등 식품 소재 사업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며 “CJ제일제당은 앞으로 바이오와 식품 신소재를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원당가격 상승을 이유로 설탕값을 평균 9.8% 인상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설탕 등 식품 소재 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물가 안정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인상요인이 많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설탕값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와 식품 신소재 사업으로 고개를 돌린 것은 김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5월 취임한 김 대표는 바이오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한 연구개발(R&D) 전문가다. CJ제일제당의 역대 CEO 가운데 R&D 전문가는 김 대표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바이오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바이오기업 등과의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일본 하야시바라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등 예정대로 M&A 스케줄을 진행시킬 것”이라며 “기회가 있으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물가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대해 “시장 원리대로 갔으면 하는 희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정위를 직접 언급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정부가 제품가격 인상을 압박하고 나서는 데 대해 에둘러 불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바이오 사업의 원료가 되는 곡물을 호주에서 직접 재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호주에서 곡물을 직접 길러 수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 파트너와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험성을 감안, 소규모로 재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