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 1분기 고용률 분석해보니… 고용 회복 된다지만 ‘체감 지표’는 제자리

입력 2011-07-12 18:22


32세 김모씨는 지금 변리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는 이미 5년. 3년 가까이 매달린 회계사 자격증 시험에서 번번이 실패한 끝에 뒤늦게 뛰어든 취업 시장은 너무나 냉혹했다. 소위 ‘SKY 대학 출신’이라는 스펙도 의미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눈높이를 낮춰 들어간 중소기업은 내수 경기 불황에 계속 허덕였다. 결국 다시 ‘고시생’이 된 그에게 ‘고용이 회복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는 다른 세상 얘기일 뿐이다.

◇고용 회복? 아직도 멀었다=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용률(계절조정)은 58.8%로 지난해 1분기(58.4%)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정부가 밝힌 대로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비교의 잣대를 금융위기 이전까지 넓혀보면 결과는 달라진다.

2008년 1분기 고용률은 59.9%. 아직도 1.1% 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청년층 고용은 아예 회복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도 “청년층 고용은 상당히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20∼24세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비경제활동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08년 1분기 1507만1000명에 불과했던 비경제활동인구는 올해 1분기 1588만5000명으로 81만명 넘게 늘어났다. 비경제활동인구는 고령, 육아, 학업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뜻한다.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 취업을 원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구직활동자로 분류되지 않은 ‘실업자’라는 점이다. 경제지표와 체감시장의 격차가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청년층에서 더욱 심각하다. 20∼24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 진학준비, 쉬었음 상태인 인구 비중은 2007, 2008년 25.1%였지만 2009년 26.9%, 2010년 28.8%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기업 주도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한계=그러나 고용시장을 과거 수준만큼 회복시킬 묘수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재정부 관계자는 “통상 국내총생산(GDP)이 4% 늘 때 고용률이 0.1% 포인트 회복된다고 본다”면서 “단순계산하면 우리 잠재성장률이 4%를 10년간 유지해야 금융위기 전 고용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 성장이 계속 대기업 중심의 수출 주도로 이뤄지는 한 고용회복은 더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내수가 활성화되도록 경제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수경 박사는 “노동비 절약으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대기업 제조업체 중심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부문의 물꼬를 높이고, 중소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활용될 수 있는 고용 문화 등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