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모래폭풍이 가르쳐준 ‘절제·부정·순종·겸손’…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입력 2011-07-12 17:22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남성현 옮김/두란노아카데미

“한 교부는 어떤 형제가 죄를 범하는 것을 보고 비통하게 울면서 말했다. ‘그는 오늘 죄를 범했지만 나는 내일 죄를 지을 것이다.’”

4∼5세기 이집트 사막에 살던 교부(敎父)들의 삶과 행적을 수록한 모음집이다. 사막 교부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사막에 살면서 무엇을 얻기 위해 노력했는지, 영적 투쟁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행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당시 교부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흩어져 홀로 지내다 토요일 교회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그때 스승과 제자가 나눈 질문과 대답이다. 이들의 말과 행동은 기독교적 영성의 근원으로 영적인 삶의 실체를 밝혀준다. 더 나아가서 욕망에 찌든 현대인의 몸과 마음의 짐을 덜어줄 수도 있다.

깊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여운을 남기는 이 금언집의 최초 형태는 4세기 말경부터 시작돼 기독교 세계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6세기 이후 유목민의 약탈과 공격에 의해 사막에 있던 수도자들의 거주지가 황폐화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사막 교부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겸손이었다. 이로 인해 이들의 수도사적 삶은 평신도 운동이라는 큰 특징을 얻게 됐다. 4세기 교회가 국가 권력과 밀접한 연관을 맺던 당시에 평신도들이 영적 대각성 운동을 일으키게 됐다.

금언집은 총 21개장으로 구성됐다. ‘마음이 영혼이 평온하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비롯해 절제, 부정, 순종, 겸손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룬다. 다양한 주제는 많은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독교인의 덕스런 삶과 영혼의 내적 고요를 다룬다. 책은 두란노아카데미가 발간한 기독교고전총서 20권 중 제8권에 해당한다.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은 주제별모음집, 알파벳모음집, 무명모음집 등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 이 책은 주제별 모음집에 해당된다. 남성현 한영신대 교수가 그리스어로 출판된 ‘LES APOPHTEGMES DES PERES’를 우리말로 옮겼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