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간 뉴스오브더월드 모회사 NI, 해킹 2007년부터 알고도 은폐
입력 2011-07-11 18:04
휴대전화 해킹 사건으로 폐간된 뉴스오브더월드의 영국 내 모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NI)이 2007년 이미 해킹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NI는 2007년 뉴스오브더월드의 왕실 담당 기자 클리브 굿맨이 왕실 가족 보좌관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해킹 보도한 혐의로 수감된 이후 내부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NI는 이를 통해 불법적인 휴대전화 해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경찰관에게 돈이 지불됐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그러나 NI는 2007년과 2009년 의회 질의에서 굿맨 외에 휴대전화 해킹에 다른 기자들이 연루됐다는 증거는 물론 불법성을 숨기려 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1일(현지시간) 이는 NI의 일부 간부들에 의한 의도적인 은폐가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부는 당시 조사를 기록한 보고서를 ‘시한폭탄’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뉴스오브더월드가 2001년 9·11 테러 희생자들의 휴대전화도 해킹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한 전직 뉴욕 경찰관은 이날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에 뉴스오브더월드의 기자들이 자신에게 9·11 사망자들의 휴대전화번호 정보를 검색해 주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해 온 적이 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스오브더월드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 인수 작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인수 작업을 연기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