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휘발유값 ℓ당 2000원 넘지 않을 것”

입력 2011-07-11 21:47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유사의 기름값 인하가 끝나더라도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 수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관세를 내리는 것은 세수 감소는 큰 반면 기름값 인하효과는 작아 괜하게 욕만 먹는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세금을 들여 부실대학에까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장관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정유사가 할인을 시작할 당시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높았고, 환율 등을 감안하면 (할인이 종료되더라도) 실제 ℓ당 100원을 올릴 정도는 아니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를 수입할 때 부과하는 관세를 3%에서 0%로 낮춰도 ℓ당 인하 효과는 20원에 불과하다며 “관세를 내리면 세수는 1년에 1조2000억원 줄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인하효과는 ‘찔끔’이어서 내리고도 욕먹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4.5%로 내린 것에 대해서는 “7% 성장 잠재력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10년 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을 이룬다는 꿈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금 잠재성장률은 4.5%이지만 법치 확립과 서비스산업 선진화, 생산성 향상, 사회갈등 완화, 남북 협력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2% 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다음 정부에서도 인력개발 투자 확대와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7%로 올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학등록금 완화 재원을 반영하는 문제는 대학 구조조정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예산안을 낼 때까지 대학 구조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선후의 개념으로 구조조정 단행 이후라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기보다는 둘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다만 “부실대학에까지 대학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금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