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허용’ 집계해보니 설립신고한 새 노조 167곳… 90%가 양대노총 가입 안해

입력 2011-07-11 21:48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개별기업의 복수노조가 허용된 뒤 열흘 동안 모두 167곳의 신규 노조가 설립신고를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가운데 65곳은 한국노총 소속 기존노조에서 분화됐고, 64곳은 민주노총에서 갈라져 나왔다.

상급단체를 선택한 노조는 전체의 10.2%인 17곳(한국노총 12곳, 민주노총 5곳)에 그쳤고 나머지 150곳은 아직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에서 갈라져 나온 노조는 강성노조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대 노총의 독점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노조 신고는 첫날인 1일에 76건으로 가장 많았고, 4일 36건, 5일 18건, 6일 14건, 7일 10건, 8일 13건 등으로 둔화됐다. 미리 준비한 노조의 설립 신고가 시행 초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신규 노조 설립 사업장의 규모는 300인 미만이 70.1%인 117곳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1000인 이상 사업장도 21곳(12.6%)에 달했다. 15곳은 노조가 없던 사업장에서 새로 노조를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장관은 “민주노총에서 분화된 64개 노조 중 20% 이상인 13개 노조가 근로자의 과반수를 차지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노동운동이 정치 투쟁에서 현장 중심의 합리적 운동으로 변화할 조짐이 보여 노사관계 지형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