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조로’에 캐스팅 된 배우 조승우 “복수와 정의 실현… 과거 이야기에 매력”

입력 2011-07-11 19:15

“저에겐 낭만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과거를 그린 이야기가 좋아요.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미래보다는 과거로 가고 싶어요.”

‘지킬 앤 하이드’에 이은 차기작으로 다시 시대극을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의 답변이다. 11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조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조승우는 “기쁘고 설렌다”며 새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스완과 상대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공연이 기다려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조승우는 오는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조로’에서 타이틀롤 ‘조로’ 역에 캐스팅됐다.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하이드 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고심 끝에 고른 차기작이다.

이 자리에서 조승우는 ‘조로’ 출연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10년 전쯤 뮤지컬 ‘명성황후’의 박칼린 음악감독이 내게 ‘조승우씨는 조로를 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며 “군 입대를 하기 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로’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서 받은 명찰에다 그의 성을 ‘CHO’가 아닌 ‘ZO’라고 새겼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조로’는 복수와 정의를 실현하는 스페인 귀족 출신 영웅 조로의 무용담을 그린 작품. 1930년대부터 영화와 TV 시리즈 등으로 끊임없이 소개돼 대중에겐 이미 익숙한 소재다. 이번에 제작되는 ‘조로’는 2008년 영국에서 초연된 라이선스 뮤지컬로, 이미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지의 시장에서 흥행력을 입증했다. 뮤지컬계 스타인 박건형 김준현이 조승우와 함께 ‘조로’ 역에 캐스팅됐다.

“‘조로’ 공연이 한국에선 초연이기 때문에 제가 처음부터 어떤 구상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로 접근하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승우는 한국판 ‘조로’의 해석에 대한 질문에 조심스러워하며 “연출을 믿고 따라가려 한다”고 답했다. 제작발표회에 동석했던 송한샘 프로듀서는 “로컬라이징 작업을 통해 한국인의 감수성에도 100% 들어맞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대작들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왔다가 실패했던 사례를 따르지 않겠다는 게 송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조로’는 서울 한남동에 개관하는 종합공연장 ‘블루스퀘어’의 뮤지컬 전용극장 최초 대관작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승우를 비롯한 출연진은 11월 4일 첫 공연을 갖는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