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 ‘그랜드 컨소시엄’ 실현될까

입력 2011-07-10 22:25

제4이동통신사 허가신청을 할 ‘그랜드 컨소시엄’에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삼성전자 외에 국내 중견기업들과 직능단체, 벤처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은 일반 기업들도 국민주 형태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거국적 통신기업으로 출발하겠다는 취지다.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표를 맡아 주주모집 및 자금 확보 등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특히 컨소시엄은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다. KMI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기간통신 사업 허가 신청을 냈지만 두 번의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자금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고, 특화된 사업 전략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양 전 장관 구상대로 중소기업 회원사를 보유한 중기중앙회와 이미 제4이동통신 사업을 준비해 왔던 KMI의 인프라가 더해지면 사업권 획득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평가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획득해야 특혜시비 등 뒷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KMI가 양 전 장관의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양 전 장관은 지난 6월 KMI에 합류했다가 한 달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중기중앙회와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다. KMI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느 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이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입장에서도 KMI의 인프라와 인력이 없는 양 대표와 굳이 손잡을 이유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금 전담반을 구성해 검토 중인 단계이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데 한쪽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랜드 컨소시엄은 와이브로(무선휴대인터넷)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와이브로(와이맥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클리어와이어, 일본의 UQ커뮤니케이션스, 대만의 4개 업체 등과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다음 달 사업 허가 신청을 내고 9~10월쯤 허가를 받으면 1년 안에 전국 82개 도시에 ‘와이브로 어드밴스드’ 전국망을 구축해 내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양 전 장관은 “컨소시엄은 와이브로에서 진화한 와이브로 어드밴스드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와이브로 어드밴스드는 최대 속도가 300㎒ 이상이어서 사실상 LTE(롱텀에볼루션)를 능가한다”고 말했다. 음성통화의 경우 기존 사업자에 비해 30%가량 저렴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수많은 업체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구성되는 만큼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참여하는 업체와 규모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