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前 미 대통령 부인 베티 여사 타계… 알코올·약물 중독 재활치료 활발한 활동
입력 2011-07-10 19:16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베티 포드가 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3세.
1974년부터 4년 동안 퍼스트 레이디로 지낸 베티 여사는 자신의 유방암 투병과 약물·알코올 중독 사실을 공개해 미국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베티 여사는 그러나 백악관을 떠난 뒤인 1982년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 알코올과 약물 중독 재활 치료를 위한 ‘베티 포드 센터’를 만들어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와 존경받는 퍼스트레이디로 바뀌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은 성명을 발표, “베티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니 매우 슬프다”며 “베티 포드 센터에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회고했다.
베티 여사는 남편 포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을 물려받은 지 2개월 만에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유방암 예방 운동을 위해 전면에 나섰으며 베티 여사의 솔직한 견해 표명은 유방암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베티 여사는 포드 대통령이 몸담고 있는 공화당의 노선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거침없이 밝히기도 해 한때 ‘싸움꾼 퍼스트레이디’로 불리기도 했다. 여권 신장에도 관심이 많았으며 특히 낙태에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또 자신의 아이들이 마리화나에 손대려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도 전혀 수치심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솔직한 퍼스트 레이디로 통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