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리그 끝나자 ‘한데볼’… 두산·인천시체육회 우승
입력 2011-07-10 22:09
2011년 SK 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인천시체육회와 두산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핸드볼이 처한 현실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임영철 인천시체육회 감독은 10일 경기도 광명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국내 핸드볼은 남녀 할 것 없이 힘들다”며 “우리 팀도 어렵기 때문에 옆을 보면서 갈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시즌 내내 팀 해체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이번 대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용인시청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서 이런 얘기를 했다.
임 감독은 “나도 팀 해체를 겪었지만 스포츠에는 동정이 없다”며 “용인시청이 화제가 될 때 정읍시청은 결국 공중분해됐다”고 말했다. 용인시청은 시청 소속 스포츠 팀의 잇따른 해체로 지난달 말 해체를 눈앞에 뒀다가 각계의 후원으로 올해 말까지 팀 운영을 겨우 연장한 상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팀을 이끌며 ‘우생순’의 감동을 안겼던 임 감독 역시 팀 해체의 아픔을 맛봤다. 임 감독의 인천시체육회는 효명건설로 시작했다가 부도로 벽산건설이 팀을 인수했고, 팀 운영이 어려워진 벽산건설이 다시 팀에서 손을 떼면서 인천시체육회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셀트리온이 2012년까지 후원을 약속한 상태지만 그 이후 상황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임 감독은 “핸드볼이 프로화가 된다면 안정적인 기업에서 팀을 운영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여자부 인천시체육회가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인천시체육회는 삼척시청을 25대 22로 꺾고 1, 2차전 합계 1승 1무로 챔피언에 올랐다. 남녀를 통틀어 국내 핸드볼 선수 중 최고참인 골키퍼 오영란(39)은 이날 35개의 슈팅 중 17개를 막아내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남자부에서는 두산이 충남체육회를 25대 22로 꺾고 합계 2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두산은 2009년 대회 출범 이후 3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핸드볼 최강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남자부에서는 박중규(두산), 여자부에서는 김온아(인천시체육회)가 선정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