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재가동 여론조작 日규슈전력 간부 지시… 직원 동원 찬성 이메일 파문
입력 2011-07-10 18:57
일본 규슈(九州)전력이 원전에 찬성하는 여론 조작을 시도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자사 및 자회사 직원들에게 원전에 찬성하는 의견을 담은 메일을 지역 찬반 토론회에 보내라고 지시한 것이 부사장과 임원들이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발단은 가사이 아키라(笠井亮) 공산당 의원이 지난 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규슈전력이 이메일 복사본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규슈전력 측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6일 사가(佐賀)현에 있는 겐카이(玄海) 원전 2·3호기의 재가동 문제에 관한 지역 찬반 토론회를 앞두고 과장급 직원이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규슈전력 부사장과 임원들의 지시에 의해 조직적으로 메일이 발송됐고, 메일을 받은 직원 2300여명 가운데 50여명이 실제로 찬반 토론회 찬성 메일을 보낸 것이 9일 확인됐다.
겐카이 원전은 일본에서도 가장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는 원전으로 현재 1·4호기가 운전 중이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3호기는 안전검사 때문에 중단된 상태다. 토론회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원전 재개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이 나오면서 겐카이 원전이 있는 사가현과 겐카이초(町)는 이에 찬성하기로 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연료봉을 10년 후인 2021년부터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도쿄전력과 원자력안전보안원은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TMI) 원전 사고를 참고해 후쿠시마 원전 수습 일정표를 만든 결과 스리마일 섬의 경우 원자로 연료봉을 꺼내기까지 6년 걸렸지만 후쿠시마 원전은 원자로 손상이나 방사능 오염 정도가 훨씬 심해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전력은 19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1∼4호기의 냉온 정지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1단계에서 오염수를 정화한 뒤 다시 냉각수로 활용하는 순환 냉각장치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터빈실 건물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7일까지는 1단계 안정 냉각 작업을 끝내고 19일부터 2단계 원자로를 100℃ 이하로 안정시키는 냉온 정지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