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사업, 삼성전자도 참여하나

입력 2011-07-10 18:55

제4이동통신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컨소시엄에 삼성전자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국내외 통신장비·서비스 업체, 중견 및 벤처 기업 등이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르면 다음달 초 이동통신 사업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양 전 장관은 그랜드 컨소시엄의 대표를 맡는다.

초기 자본금 1조원으로 출발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에는 중기중앙회가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삼성전자가 1000억원가량을 투자해 대주주 자격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와이브로 서비스 및 장비 업체 4곳도 1억 달러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와이브로 기술 장비에 관련이 많다”며 “삼성이 원한 것일 수 있고, 컨소시엄 측에서 삼성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제안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전 장관은 한국모바일인터넷(KMI)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양 전 장관 구상대로 중소기업 회원사를 보유한 중기중앙회와 이미 제4이동통신 사업을 준비해 왔던 KMI의 인프라가 더해지면 사업권 획득이 순조로울 것이라는 평가다. KMI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기간통신 사업 허가 신청을 냈지만 두 번의 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자금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고, 특화된 사업 전략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KMI가 양 전 장관의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업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양 전 장관은 지난 6월 KMI에 합류했다가 한 달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중기중앙회와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다. KMI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느 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해 이른 시일 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입장에서도 KMI의 인프라와 인력이 없는 양 대표와 굳이 손잡을 이유가 없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금 전담반을 구성해 검토 중인 단계이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데 한쪽에서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랜드 컨소시엄은 다음달 사업 허가 신청을 낸 뒤 허가를 받으면 1년 안에 전국 82개 도시에 ‘와이브로 어드밴스드’ 전국망을 구축해 내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양 전 장관은 “컨소시엄은 와이브로에서 진화한 와이브로 어드밴스드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와이브로 어드밴스드는 최대 속도가 300㎒ 이상이어서 사실상 LTE(롱텀에볼루션)를 능가한다”고 말했다. 음성통화의 경우 기존 사업자에 비해 30%가량 저렴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수많은 업체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구성되는 만큼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참여하는 업체와 규모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