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최대주주 기업 배당액, 국내 상장사 평균의 倍
입력 2011-07-10 18:38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국내 상장사 평균치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주주의 고액 배당 요구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에서 단기적인 수익을 거두는 데 관심이 높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배당성향은 29.51%였다. 이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인 16.25%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배당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7곳 가운데 배당성향이 16.25% 이상인 기업은 12곳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기업은 글로벌 석유회사 로열더치쉘 계열사인 한국쉘석유로 무려 86.24%에 달했다. 론스타에 대한 고액 배당으로 논란을 일으킨 외환은행은 68.51%로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 다음으로는 덕양산업(52.39%), KB금융(46.61%), S-Oil(41.29%) 등의 순이었다. S-Oil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시장에서 주요 배당주로 꼽힌다. BNP파리바가 최대주주인 신한금융도 배당성향이 24.62%로 평균치보다 높았다.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은 통상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주들이 배당 규모를 줄이고 투자에 쓰일 유보금 확대를 원하는 기업도 많은데,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은 주주들이 당장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배당금을 선호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