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통 멘 MB… 에티오피아 빈민지역 보은 외교로 협력 강화
입력 2011-07-10 21:41
이명박 대통령은 10일(한국시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에티오피아 극빈 농촌마을인 가레아레라를 찾았다. 가레아레라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90㎞ 떨어진 농촌마을로, 현재까지 국제 구호단체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지역이다. 이 대통령은 공중 화장실과 보건소 개축 현장에서 직접 곡괭이질을 하며 보건소 나무 외벽 해체 작업에 참여했다. 안전모를 쓴 이 대통령은 “으샤으샤”라며 구호를 넣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함께 작업에 나선 봉사단원들에게 “하나하나씩 뽑자”고 지시한 뒤 “내가 완전 십장이다. 십장”이라고 농담을 했다. 김 여사는 우물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는 아디스아바바 4대 빈민지역 중 하나인 케베나 마을을 찾아 직접 소독약통을 짊어졌다. 이 대통령은 같이 간 청와대 참모 등에게 “일하지 않을 사람은 (나를) 따라오지도 말라”며 공중 화장실, 하수구 등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며 소독약을 뿌렸다.
이 대통령은 2박3일 일정의 에티오피아 국빈방문 기간 중 이틀을 봉사활동에 할애했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 봉사단체들을 격려하거나 현장을 방문한 적은 많았지만, 직접 봉사활동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은 6·25에 참전했던 우방국에 대한 보은 외교라는 측면과 함께 아프리카와의 진정성 있는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의미도 크다. 대통령이 직접 봉사활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 이 대통령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지원과 관련, “도울 때는 두 손으로 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가레아레라 봉사활동을 마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경험을 에티오피아에 전수하기 위해 아디스아바바 숙소호텔에서 열린 ‘개발경험 워크숍’에 참석했다. 워크숍에는 멜레스 제나위 총리, 아메드 수피안 재정경제개발장관 등 에티오피아 각료급 인사 30여명이 총출동해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에티오피아를 끝으로 8박10일간의 아프리카 순방을 마무리하고 11일 밤 귀국한다. 이 대통령은 귀국 이틀 뒤인 13일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새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홍 대표 등 여당 측 의견을 들은 뒤 후임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장관에는 권재진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에는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과 차동민 서울고검장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아디스아바바=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