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앞둔 신월성 원전 1·2호기, 전투기와 충돌 시험서 외벽엔 5㎝ 정도 긁힘만

입력 2011-07-10 18:25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짓는 데 32만㎥의 콘크리트가 들어갔습니다.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신월성 원자력 1·2호기에는 2배인 62만5000㎥의 콘크리트가 투입됩니다. 신월성 원자력에 들어가는 철근도 4만6000t입니다. 일본 원전에 없는 안전장치도 수없이 많습니다.”

지난 8일 찾아간 경북 경주시 신월성 원전 1·2호기 공사현장에서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유홍규 현장소장은 최대한 안전하게 짓기 위해 가능한 안전장치는 모두 동원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확산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신월성 원전 1호기는 조만간 정부 허가를 받아 177개 핵연료를 원자로에 장착하고 시험을 거친 뒤 오는 12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초보다 3개월 이상 앞당겨진 일정이다. 1호기는 현재 9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 2호기는 공사가 90% 정도 진척됐다. 신월성 원전은 바닷가 옆이지만, 해수면보다는 10m 정도 높게 자리 잡고 있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은 사고가 난 일본 원전과 우리 원전을 똑같이 불안하다고 하는 여론에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일본 원전과 뚜렷한 차이점을 여러 가지 들었다.

우선 일본 원전은 원자로 격납 건물이 사각형 구조로 돼 있어 원자로 내에서 발생하는 수소가 구석에 모여 폭발했지만 우리 원전은 수소가 분산되는 돔 형태인 데다 크기도 일본 원전의 5배여서 폭발 위험성이 거의 없다고 했다. 게다가 격납 건물의 외벽은 120㎝ 두께의 원통형 특수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다. 원자로 외벽의 단면을 보니 실타래처럼 얽힌 철근 구조물이 안을 꽉 채우고 있었다. 실제 외벽은 전투기와의 충돌 시험에서도 5㎝ 정도의 긁힘만 생겼다고 한다.

또 후쿠시마 원전과 달리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증기로 직접 터빈을 돌리지 않고 원자로 내 별도 증기발생기를 통해 걸러진 증기로 터빈을 돌리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훨씬 낮다고 했다. 아울러 후쿠시마 원전은 사용후 핵연료를 원자로 내에 설치했다가 문제가 생겼지만, 신월성 원전은 외부 건물에 격리시켜 그런 위험에도 대비했다.

일본 원전 사고 때문에 추가로 설치된 장비도 적지 않았다. 수소 제거 설비는 당초 6개에서 21개로 늘렸고 비상용 발전기 출입문을 방수문으로 교체했다. 이동용 디젤발전기도 한국수력원자력 4개 본부에 한 개씩 배치했다.

원자로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 역시 보이지 않는 안전장치가 있었다. 출입문은 기압 조절 장치가 돼 있어 외부 공기는 안으로는 들어가지만 원자로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나오는 건 차단되도록 했다. 오염물질이 원자로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원자로 내부는 핵연료만 장착되면 곧바로 운전이 가능할 것처럼 대부분 장비 설치가 완료돼 있었다. 마무리 점검을 하는 기계음만 요란했다. 원자로에서 밖으로 나오다 보니 4개의 안전주입탱크도 있었다. 일본 원전처럼 만일의 사고로 냉각수가 부족할 경우 곧바로 급수를 해주는 장치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월성 원전은 안전장치가 과도하게 많다 싶을 정도로 안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경주=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