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도 개인정보 유출을 원천 차단하라”…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 등록증’ 전산화
입력 2011-07-10 19:01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17일부터 ‘성도등록증’ 발급 운영 시스템을 도입, 모든 행정과 재정 업무를 전산화한다. 성도등록증 시스템은 이름과 고유 번호로 운영돼 개인정보 유출을 차단하게 된다. 예배당 곳곳에는 서류 발급기가 설치돼 각종 민원서류 발급도 쉬워진다.
개인정보 유출은 대형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안고 있었던 고질적인 문제였다. 특히 교회당 전면에 배치된 개인 헌금봉투는 정보 유출의 경로였다. 봉투에 표시된 정보로 애꿎은 피해가 많았던 것.
기존의 헌금봉투에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헌금 액수 등이 표시돼 있어 십일조 헌금인 경우 수입 내역까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도 간 채무관계가 발생하고 헌금봉투 분실 등으로 금품과 구제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 이단 단체들에도 노출돼 주소를 이용한 인쇄물 발송, 이단 단체 관계자들의 방문, 전화 등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교회는 이 같은 점을 고려, 지난해 10월부터 성도 개인정보 노출 방지책을 위한 교적 및 헌금봉투 관리 체계를 강구하기 시작했다. 성도등록증은 이 같은 대책의 결과물이다. 등록증에는 성도 이름과 교적관리번호, 헌금고유번호가 표시된다. 이름과 번호만으로 개인별 교적, 헌금 관리가 가능해진다.
등록증의 가장 큰 기능은 성도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등록증에 기록된 번호는 헌금봉투에도 적용돼 새로운 헌금봉투에는 이름과 번호만 게재된다. 동명이인의 경우도 혼란스러웠으나 고유 번호를 통해 정확한 재정 집계와 관리가 가능해진다.
등록증은 성도들이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는 데도 사용된다. 이전까지는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해당 부서를 방문, 개인정보 확인 절차 등을 거쳤으나 이젠 카드 하나로 성도들이 직접 출력할 수 있게 됐다. 교회는 서류발급기를 본성전에 12대 설치했고 7월 중 10대를 추가 배치한다.
등록증은 또 성도들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도 활용된다. 교회 관련 시설인 카페와 서점을 비롯해 기도원 숙소 이용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교회와 관련 있는 은행, 병원, 주변 식당 등에서도 이용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교회 관계자는 성도등록증 시스템 실시와 관련, “국가적으로도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이 많은 가운데 교회가 먼저 적극 나서게 됐다”며 “이번 시스템 운용으로 이단의 침투를 막고 교인 간 갈등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