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뉴스오브더월드 폐간 他山之石 삼아야

입력 2011-07-10 18:02

‘미디어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영국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NoW)가 10일자를 끝으로 자진 폐간했다. NoW는 영국 일요신문 중 최대 발행부수(약 270만부)와 168년의 역사를 지닌 주요 언론이다. 다만 더 타임스 같은 이른바 권위지와 달리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NoW의 자진 폐간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언론윤리 때문이다. 전방위적 도청 행각이 문제가 돼 자진 폐간한 NoW는 타락한 언론윤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유명인의 섹스 스캔들 등 사생활을 폭로하는 기사로 정평 있는 대중 주간지 NoW는 그간 왕실을 비롯한 각계 저명인사는 물론 해외 파병 전사자 유족과 최근 실종된 소녀의 휴대전화까지 전방위로 도청, 또는 해킹해 기사화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종 경쟁을 도청이라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헤쳐 나가려 한 것이다. 그 때문인지 NoW는 영국 일요신문 중 최대 발행부수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그것을 어찌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머독이 자진 폐간을 발표한 것도 당연하다.

원래 언론이 주장하는 ‘알 권리’와 국익, 혹은 프라이버시의 충돌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알 권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이며 무엇이 국익인지, 프라이버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설정하기가 지난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리 알 권리가 중요하다 한들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윤리에 위배된다는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NoW의 경우와 성격은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언론에 의한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이 터졌다. 경찰은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KBS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KBS는 “뚜렷한 증거도 없이 특정 정치집단의 근거 없는 주장과 일부 언론 등이 제기한 의혹에 근거했다”며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반발했다. 아직은 어느 쪽이 옳은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도청이 이뤄졌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NoW의 자진 폐간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