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득권 연연 않겠다는 출마선언 신선하다
입력 2011-07-10 18:04
전남 담양·곡성·구례가 지역구인 3선의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내년 4월로 예정된 19대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전격 선언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중앙대 교수 출신으로 평소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그가 쉽게 당선될 수 있는 텃밭을 버리고 고난을 자초한 것은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결단으로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자신을 3번이나 뽑아준 지역구를 양보함으로써 그는 새로운 인재를 지역구로 영입할 수 있고 수도권에서 중도성향을 가진 중산층을 민주당 지지자로 바꿀 수 있는 두 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김 의원의 수도권 출마 선언에 앞서 같은 당의 장영달 김영춘 전 의원과 김부겸 의원도 당선이 쉽지 않은 영남 지역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인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도 서울 종로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에 탈호남 바람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대구 경북이나 부산 경남 지역은 민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출마가 곧 당선이라는 호남지역과 달리 이 지역에서는 아직 민주당의 뿌리가 깊게 내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수도권이라 해서 민주당의 독무대가 아니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크게 패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들이 전투가 쉽지 않은 곳에 나서는 것은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고 작은 감격이다. 정치인이 당선이 확실치 않은 곳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새 지역구 출마의사를 밝힌 의원들을 평가할 만하다.
민주당의 중진 그룹이 영남권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지지를 호소할 경우 작게는 민주당의 세가 확산되는 것은 물론 크게는 영호남 화합이라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를 푸는 데도 한걸음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영남권에서 비록 당선이라는 결과를 얻는 데 실패할지라도 그것은 민주당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작은 밀알도 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나라당 대구 경북 의원들의 호남 출마 선언도 필요하다고 본다. 언제까지나 박근혜 전 대표의 치마폭에 싸여 목숨을 부지할 것인가. 입으로만 영호남 화합을 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