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꿈을 이루다] 유치 활동 얼마나 신경 썼으면… 김연아 탈진 환영식 불참

입력 2011-07-08 19:43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긴장감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탓일까. ‘피겨여왕’ 김연아(21)가 귀국길에 탈진해 공식 환영행사 및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김연아는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유치단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표단과 함께 입국한 김연아는 조양호 유치위원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진선 특임대사 등과 함께 입국장에까지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공식 환영행사 및 기자회견에는 나서지 못했다.

김연아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귀국 도중 탈진 증세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킹샤카 공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던 김연아는 중간 기착지인 방콕 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건강이 나빠졌다. 기압차로 인한 영향 때문인지 귀 부분의 통증을 호소하는 등 건강이 갑자기 악화돼 대기 장소 의자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전세기가 방콕에서 인천을 향해 이륙하자 정 장관은 자신의 더 넓은 좌석을 김연아에게 내줘 인천까지 날아오는 동안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표단 의료진도 몸 상태를 점검하긴 했지만 방콕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증세가 호전되지 못했다. 입국장에 들어설 때도 애써 웃어 보이긴 했지만 다른 대표단과 달리 표정이 썩 밝지 못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김연아가 평창의 유치가 확정된 날부터 감기몸살 증세를 호소했고, 긴장이 갑자기 풀려서 그런지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열이 올랐다”고 밝혔다.

7일 새벽(한국시간) 동계올림픽 유치를 확정하고 난 후 리셉션 등 공식 행사에 참석한 김연아는 이날 귀국까지 강행군을 이어왔다.

지난달 27일 토고에서 열린 아프리카 올림픽위원회(ANOCA) 참석을 위해 출국한 후 다시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발표되는 더반으로 이동했다. 더반으로 이동해서는 최종 프레젠테이션 연습으로 긴장되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영어로 진행되는 인터뷰가 익숙해지도록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의 지도를 받으며 호텔 숙소에서도 끊임없이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반복했다.

김연아는 이 기간 동안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온 나라를 제 어깨에 짊어진 것 같았다”며 “그동안에는 나 자신을 위해 경기를 치렀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큰 사안이었기에 다른 부담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인천공항=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