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야권통합 연석회의 제안… 손학규 “희생·헌신으로 임할터”
입력 2011-07-08 18:27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과의 대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민주당이 8일 당 야권통합특위 첫 회의를 열고 야권통합 논의를 위한 야4당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손학규 대표는 특위 회의에서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고 통합을 시작하자”며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통합에 임하겠다. 각 당의 지도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 달라”고 밝혔다. 이르면 9월 말 통합 전당대회를 열자는 게 민주당의 생각이다.
이인영 특위위원장은 “그동안 물밑에서 비공식 접촉을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공개·비공개 다면적 접촉을 시도하겠다”면서 “각 당의 통합담당 위원장을 찾아가 연석회의를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진영 내부의 대통합 반대론을 의식한 듯 “통합이 대문을 여는 것이라면 연합은 쪽문을 여는 것”이라며 “수권 가능한 진보의 길도 진보정당 대통합의 길에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야4당 연석회의 개최를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통합 논의에 대한 진보정당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오는 9월 통합진보정당 창당을 목표로 제 갈 길을 가고 있고, 참여당도 여기에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진보정당 내에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은커녕, 야권연대도 못마땅하다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민노당 관계자는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나 KBS 수신료 인상안 논의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일시 야합했던 사례 등을 볼 때 야권연대의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소수정당을 압박하고 언론플레이하려는 뜻이 아니라면 야권연대부터 착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대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맏형’답게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향후 야권의 표심을 결집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통합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친(親)서민 행보를 보이는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당분간 통합 논의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