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주재 美대사, 반정부시위 지지
입력 2011-07-08 18:09
시리아 주재 미국대사가 반정부 시위의 상징적인 도시인 하마를 깜짝 방문해 시위대를 지지하자 시리아 정부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7일 “로버트 포드 주 시리아 대사가 시리아 정부 측에 계획을 통보하고 나서 이날 하마에 도착했다”면서 “그는 수십 명의 시위 가담자를 만나 평화적 시위와 스스로를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금요일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8일에도 포드 대사가 하마에서 시위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어 “미국 대사가 하마를 방문한 근본적인 이유는 변화를 원하는 시리아인들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는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가장 치열하게 벌어져 극심한 탄압이 이뤄지고 있는 도시로, 최근 군경의 발포로 최소 2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시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선친인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이 집권하던 1982년 당시 시리아 공포정치의 상징이 된 ‘하마 대학살’의 비극이 발생한 곳이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미국 대사의 하마 방문이 무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는 내정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시리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사전허가 없이 미국 대사가 하마를 방문한 것은 미국이 시위에 개입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명백한 증거”라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시리아의 안정을 해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지난 3월 중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리아군의 유혈 진압으로 지금까지 14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