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해킹 英뉴스오브더월드 168년만에 폐간
입력 2011-07-08 22:05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 도청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과 관련한 모든 사항이 조사돼야 한다”면서 “국정조사를 이끌 판사가 곧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뉴스오브더월드로부터 경찰이 뇌물을 받고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캐머런은 영국의 언론 문화에 대한 전반적 실태 조사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 정부 사이 친밀한 관계도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머런은 그러나 뉴스오브더월드 전 편집장인 앤드 쿨슨을 자신의 대변인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는 사과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쿨슨은 소속사 기자가 해킹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2007년 이 신문의 편집장이었다. 런던 경찰은 이날 오전 쿨슨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영국 스카이방송의 경영권 인수 문제에 관한 결정을 연기하겠다고 했다. 뉴스오브더월드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측은 스카이방송 경영권 장악을 추진해 왔다.
168년 역사를 지녔고, 주간 판매 부수가 270만부로 영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이 신문은 오는 10일자를 끝으로 폐간된다. 신문은 정치인, 연예인 등 4000여명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해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엔 실종된 소녀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사자 유족의 휴대전화도 해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폐간은 머독 측이 전날 전격 결정했다. 순수한 사죄의 뜻이라기보다 위기타개용 카드라는 시각이 많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