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 댜오위다오 해역 긴장… 中군용기·日전투기 일촉즉발 대치
입력 2011-07-08 18:09
중·일 간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해역 상공에서 일본 전투기와 중국 군용기가 대치하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이 벌어졌다. 댜오위다오에 긴장감이 확산되면서 양국 간 갈등도 재연될 조짐이다.
지난 4일 중국 군용기 2대가 댜오위다오 주변 상공을 비행하자 일본은 F-15 전투기를 출격시켜 ‘긴 시간, 짧은 거리’ 대치 상황이 계속됐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이 8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시간과 거리는 밝히지 않았지만 아찔한 순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위청 연합참모부는 이에 대해 중국 군용기가 댜오위다오 상공에서 약 60㎞ 떨어진 곳을 비행할 때 일본 항공자위대가 즉각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 기지에서 F-15 전투기를 출동시켜 가로막았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들이 국제법에 따라 우리 영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면서 “이는 국제법의 관련 규정에 완전히 부합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일본 전투기의 긴 시간, 짧은 거리 추적 감시는 쌍방의 오해와 그릇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다”고 일본을 비난했다. 국방부는 또 “댜오위다오 및 그 소속 섬들은 중국의 고유 영토로 중국은 논쟁할 여지가 없는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고 관련 위험활동을 중지, 의외의 사고를 막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초에도 중국 군용기 2대가 댜오위다오 상공에서 60㎞ 떨어진 지점으로 접근하자 일본 항공자위대가 F-15 전투기를 출동시켰다고 중국 국방부는 밝혔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는 “중국 군용기가 ‘중·일 중간선’을 넘어 댜오위다오에 접근한 것은 처음”이라며 중국을 비난했다. 중국은 현재 이 중간선을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일본 외상이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지난 3일에도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양국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오전 6시35분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항공기는 댜오위다오 북서쪽 31㎞ 지점에서 중국 어업감시선을 발견, 접근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당시 중국 어업감시선의 출현은 일본 우익단체의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9월 댜오위다오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 충돌사건 이후 극심한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 호주가 브루나이 인근 남중국해에서 9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들 3개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공동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으로 중국 견제차원이다. 훈련에는 미국과 호주의 해군 함정과 일본의 호위함 등이 참가한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