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진 붕괴로 위기 맞은 SK·LG·롯데… 보직 파괴 ‘극약 처방’

입력 2011-07-08 18:07

투수진이 붕괴돼 위기를 맞고 있는 프로야구 SK·LG·롯데가 선발·마무리 구분이 없는 보직 파괴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충격의 7연패로 1위에서 졸지에 3위로 떨어진 SK는 특유의 벌떼 마운드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송은범이 있다. SK는 7월부터 선발인 송은범을 불펜으로 내렸다. 지난 5일 삼성전에서도 송은범은 5-2로 앞선 6회 초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로 삼성 타선을 잠재운 바 있다. 송은범은 지난해 26경기에 구원 등판해 2승 8세이브 4홀드로 활약했다. 35¼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을 정도로 구위가 빼어났다.

어느새 4위를 지키기도 힘들어진 LG는 1·2·3 선발인 박현준,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를 돌아가면서 불펜으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LG는 올 시즌 34패 중에서 19경기를 역전패로 내줬다. 특히 지난 5일 대전 한화 전에서 선발 외국인 좌완 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8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1-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9회 1사 후 연속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하며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이에 따라 LG는 6일 한화 전에서 박현준을 불펜으로 등판시킨데 이어 7일에도 8회 주키치를 내보내 승리를 챙겼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코리를 선발과 중간 계투로 번갈아 기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보직 파괴가 자칫 전체 투수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롯데는 지난 5월 고원준과 코리를 불펜으로 보직 변경시켜 어느 정도 효과를 봤지만 혹사 논란과 구위 저하로 6월에는 선발·마무리 할 것 없이 전체 투수진이 난조를 보여 하위권으로 떨어진 바 있다. LG는 현재 수준급 왼손 투수 영입을 목표로 트레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박종훈 LG 감독은 “무리라는 것은 알지만 현재 이 변칙 밖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도 “변칙 마운드는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임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