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직격탄 맞은 상주 “골키퍼가 없네”… 수문장 4명 중 3명 기소대상자
입력 2011-07-08 18:07
‘뛸 선수가 없네.’
9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시즌 17라운드 경기에 나서는 상주 상무. FC서울과 일전을 벌이는 상주는 승부조작 태풍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상무는 승부조작 사건에 9명이 연루돼 이 중 3명이 구속 기소됐고, 6명은 불구속됐다. 시즌 초 42명의 선수로 시작한 상주는 이제 33명의 선수만 남았다.
가장 구멍이 큰 포지션은 골키퍼 자리다. 4명의 골키퍼 가운데 3명이 기소 대상자인데다 홀로 남은 주전 골키퍼 권순태 마저 지난 2일 대구FC와의 경기 도중 퇴장을 당해 이날 경기에 나올 수 없다. 일반사병 가운데 추가등록이 가능한 선수를 전입시키려 했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새 선수들이 입대할 시기까지 팀을 운영하기 위해 3명의 필드플레이어를 임시적으로 골키퍼로 변신시켰다. 이렇게 선발된 곽철호(공격수) 이윤의(수비수) 김범준(미드필더)이 서울전이 열리기까지 1주일 정도 임종국 골키퍼 코치에게 ‘단기속성 집중훈련’을 받았다.
골키퍼도 문제지만 마땅한 필드 플레이어도 없다. 기소 대상자 가운데는 공격수는 물론 수비수와 미드필더까지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부상에서 회복된 김치우 김치곤 최효진이 서울 전에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선수는 김정우 뿐이다. 최근 네 경기 가운데 지난달 25일 전북 현대전을 제외한 세 경기에서 모두 골 맛을 보는 등 13경기에서 11골을 넣어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은 승점도 나란히 21점으로 9위(상주), 10위(서울)를 달리고 있어 이날 반드시 이겨야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10일 울산 현대와 대결을 벌이는 선두 전북 현대는 3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에닝요, 로브렉 등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아쉽다. 게다가 주전 골키퍼마저 승부 조작 혐의를 받아 구속되는 바람에 상주처럼 골문이 취약 포지션이 됐다. 전북은 득점 2위 이동국(10골)과 16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승현, 김동찬 등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